현재 당신은 워킹맘인가요? 당신은 분명 직장을 다니면서 엄마 역할도 잘해내고 싶겠지요. 가끔 자신이 엄마로서 잘하고 있는지 회의가 들 때도 있겠고요. ‘돈만 아니면…’ 생각하며 당장에라도 사표를 던지는 꿈을 꾸기도 하고, 어떤 날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멋지게 일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금 당신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86.5% 워킹맘 중 가사를 자신이 주도한다고 답한 비중은 무려 86.5%에 달했다. 이는 전업맘이 응답한 89.9%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 경제를 남편과 분담하면서도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워킹맘의 고단한 일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결과다.
73.3% 한국워킹맘연구소가 발표한 ‘워킹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워킹맘이 휴가 기간에 가장 많이 한 일은 ‘아이와 놀아주기’로, 무려 73.3%를 차지했다. 2위 육아(13.3%), 3위 집안일(6.6%)이 뒤를 이었다.
52.4%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워킹맘(52.4%)보다 전업맘(56.1%)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44.1% 워킹맘의 44.1%는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모성 보호제(신체적, 생리적 특성을 감안해 근로 장소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조치)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휴직을 못하는 이유로는 37.5%가 ‘인사상 불이익 우려’, 27.3%는 ‘회사의 의지와 독려 부족’을 들었다.
42.4% 삼성경제연구소의 ‘대한민국 워킹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이 직장에서 가장 고민하는 것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이었다. 대부분 임신?출산으로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중요 업무에서 배제되고, 엉뚱한 곳에 발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적인 야근 등 과다한 업무’(32.3%) 등이 뒤를 이었다.
30.6% 만 1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워킹맘 중 30.6%는 경제, 직업, 건강 등 전반적 상황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은 24.1%로 불만족보다 적었으며, 이는 전업맘의 만족도 27.9%보다 낮은 수치였다.
26.4% 워킹맘의 26.4%만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데, 이는 전업맘의 42.1%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반적인 건강관리는 워킹맘에 비해 전업맘이 더 잘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 이 통계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워킹맘을 힘들게 하는 것들 완벽한 엄마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엄마’라는 말에는 사랑과 자애, 희생과 헌신 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희생하는 엄마는 좋은 엄마로 여기고, 남편과 아이보다 자신의 욕구나 즐거움을 앞세우는 엄마는 나쁜 엄마로 생각한다. 엄마가 되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범죄라도 되는 양 ‘엄마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희생을 합리화한다. 한편 직장에서는 ‘특권이란 없다’는 분위기 때문에 늘 죄인이어야 한다. 회식이나 야근, 늦은 회의, 출장, 장기 프로젝트 등 부정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빠질 때마다 ‘애 엄마는 별수 없어’라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워킹맘은 없다. 그러다 보니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완벽한 여성이 돼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것. 당연히 주변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한 일임에도, 엄마는 그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며, 사회적으로 ‘슈퍼맘’을 강요하는 분위기 자체가 워킹맘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모성의 그림자, 죄책감 아이를 키우며 죄책감이 전혀 없는 부모는 없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이 생각처럼 완벽하거나 이상적이지 않게 흘러가는 것에 양육 죄책감을 느낀다. 워킹맘의 이러한 죄책감은 전업맘보다 더욱 극심하며, 이런 마음은 과잉보상이나 과잉보호?과잉애정 등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아이를 위해 자신의 정서적?체력적 한계를 넘어설 정도의 역할을 하려다 스스로 지쳐 짜증이나 화를 내고 만다. 죄 없는 아이에게 화를 낸 엄마는 죄책감이 밀려와 책임질 수 없는 심리적 약속을 하고, 약속을 어긴 것이 또다시 죄책감의 원인이 되어 아이와의 관계가 소진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많은 전문가는 엄마의 직장 생활 자체가 아이의 삶에 악영향을 주기보다 이런 죄책감과 죄책감으로 인한 부적절한 양육 행동이 아이의 정서와 심리 상태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일과 육아에 대한 끝없는 선택과 갈등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워본 엄마는 누구나 한 번쯤 아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한다. 일을 포기할 수 없어 계속하면서도 자신이 일하는 것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직장에 다니지 않고 하루 종일 아이 곁에 있으면 많은 것을 해줄 텐데’라며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한다. 아이가 어리면 어린 대로, 학교에 입학하면 학부모로서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씩 선택의 기로에 선다. 워킹맘의 이러한 선택 갈등은 일과 양육, 둘 다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결정의 기준이나 척도가 자기 자신이 아닌, 끊임없는 저울질 끝에 내리는 수동적 결정이다 보니, 어느 쪽에 대해서도 만족감이나 자신감을 얻지 못해 결국은 직장인으로서도 엄마로서도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는 현실 워킹맘이 직장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엄마만큼 아이를 잘 보살펴줄 사람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이의 할머니가 육아를 전담해주는 경우라면 그나마 사정이 낫다. 베이비시터에게 하루 종일 아이를 맡기거나, 생후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들은 매일 아이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보육료 역시 부담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을 낳아 다섯 살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2010년 기준으로 약 5천4백만원이며, 대학교 졸업 때까지는 약 2억6천만원이 든다고 한다. 여기에는 사교육비와 기타 비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가사와 육아를 돕지 않는 남편 육아나 집안일은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한다는 인식 역시 워킹맘을 힘들게 한다. 한국워킹맘연구소 이수연 소장은 하루에도 수십 통씩 받는 상담 메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남편’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부부 사이는 자연히 멀어진다. 말이나 행동이 곱게 나갈 리 없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며 결국 그 악영향은 아이가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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